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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생활

넷플릭스 사이렌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자 김현아는 누구인가? 이번엔 악마의 편집이 없나?

by Kpop 연예인 2023.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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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뗄 수 없는 단어는 '악마의 편집'이었다.

 

대표 주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이렌: 불의 섬'. 여성들의 피지컬 서바이벌을 내세운 것도 새롭지만 그 과정을 다루는 방식이 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로 '무해한' 편집 때문이다.

'사이렌'에서는 경찰, 소방관, 군인 등 6개의 직업을 가진 출연진 24명이 팀을 이뤄 전투를 한다. 그 과정은 기존 서바이벌과는 조금 다르다. 개개인의 서사도 보여주지 않으며, 과열된 경쟁을 부추기는 '악역'도 없다. 대신 각 직업의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를테면 운동선수들은 결과만큼 과정도 중시하고 소방은 현장 상황을 빠르게 판단해 협동한다. 상금도 없다. 출연진들이 매달리는 것은 오직 직업적 명예. 승리를 향해 모든 것을 거니 "센 놈이랑 붙자. 그게 멋있지", "대한민국 여자 멋있다!"와 같은 명대사들이 쏟아진다.

 

의도성 내려놓은 무해한 편집이 만든 '사이렌'의 가치

 

'사이렌' 속 경쟁의 가치는 무해한 편집으로 더 빛을 발한다.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들과는 차별적이다. 가령 조명된 적 없는 여성 댄서들의 삶과 경쟁, 연대를 보여준 Mnet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2021)조차 '악마의 편집'이라는 오명을 벗지는 못했다. 대표적 장면은 댄서 노제가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표정이 굳자 경쟁팀 YGX 여진이 "괜찮으세요?"라며 도발해 벌이는 신경전. 이는 알고 보니 의도적 편집이었다. 여진은 이후 "노제가 발등을 다쳐 물은 게 그렇게 편집됐다"고 토로했다.

물론 '사이렌'에도 과열된 상황은 발생한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대로 보여주고 의도적으로 편집되지 않는다. 위험한 상황에만 제작진이 개입하고 출연진도 수용한다. 서로의 기지를 뺏고 지키는 기지전에서 군인팀이 소화기를 던지는 위험 행동으로 페널티 처분을 받자 군인팀은 변명하지 않는다. "승부욕을 주체 못 했다. 페널티 받는 게 맞다"는 의연한 반응을 보인다.

황진미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거 여성이 나오는 서바이벌은 늘 '여성은 별 거 아닌 것으로도 기싸움하는 존재'라는 클리셰를 묘사하기 위한 편집이 많았다"면서 "'사이렌' 속 출연진은 승리에 몰두하되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이 오히려 고스란히 나와 신선하다"고 말했다.

 

서바이벌 홍수 속 "'순한 맛'이 오히려 더 끌려"

 

쏟아지는 서바이벌 홍수 속 피로감이 쌓인 만큼 '순한 맛'을 찾는 경향도 늘어나는 추세다. 파티시에 경쟁을 다룬 티빙 오리지널 '더 디저트'에는 보통 서바이벌에서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로 활용되는 자극적인 심사평이 없다. 미션 후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나 싶을 정도로 손떨림이 심했다"며 '번아웃'을 토로한 참가자 박지오의 토로에 같은 직업을 가진 경쟁자들이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선 '순한 맛'이 정점에 이른다. "서바이벌인데 힐링이 된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넷플릭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사이렌: 불의 섬’에서 소방팀 리더 김현아는 언제나 이렇게 구호를 외쳤다. 서바이벌 게임에서 “싸우자”, “이기자”도 아니고 “현장처럼”이라니. 김현아 소방장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구호에 관해 “우리가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사이렌: 불의 섬’에 출전한 소방팀. (사진=넷플릭스 제공)


◇ “사명감 되새겼다” 소방팀 구호의 의미

김현아 소방장은 2013년 12월 소방관 옷을 입었다. 올해로 벌써 10년째.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김현아 소방장 역시 진압대원으로 일하고 싶지만, 현실은 구급대원이 늘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도 이따금씩 현장에 가면 어깨너머로 불을 끈다.


김 소방장은 “소방관은 사명감을 가져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인터뷰 내내 여러 차례 강조했다. 화마가 건물을 뒤덮고 있을 때도, 위급한 상황에 처한 시민을 구조해야 할 때도 소방관은 늘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무섭다고 불길 속을 마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사명감은 필수다.

“‘사이렌: 불의 섬’ 출연 이후 한 동료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누나 덕에 어깨에 소방관 뽕이 찼다. 잊고 있던 사명감을 다시 찾았다’고요. 그것보다 좋은 말이 어디 있을까요. 가서 그 고생을 한 보람이 느껴졌죠.”

 

‘사이렌: 불의 섬’ 스틸 속 김현아 소방장.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 소방장에게 ‘사이렌: 불의 섬’은 현장이었다. 시민들을 위험에서 안전하게 지키는 게 일인 만큼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소방팀의 활약을 보고 신뢰를 갖길 바랐다. 체력과 인내력을 시험하는 숱한 과제들을 맞닥뜨리며 소방팀의 리더였던 김현아는 계속해서 생각했다. “여기는 현장”이라고.

“처음 미션이 60kg 정도 되는 팀 깃발을 들고 갯벌을 건너는 거였어요. 갯벌에 발은 빠지고 깃발은 무거웠죠. 그때 계속 머릿속으로 되뇌었어요. ‘저 반대편에 환자가 기다리고 있다’고. 우물 파는 미션 때도 마찬가지로 그 안에 시민이 매몰된 상태라고 스스로를 세뇌시켰어요.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사람을 구하는 일. 누군가를 탈락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되려 누군가를 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했던 소방팀은 이 저력으로 최종 2위를 차지했다. 군인, 경호원, 스턴트맨, 소방관, 경찰, 운동선수 등 체력과 공격력이라면 어디 가서 뒤지지 않는 강인한 6개 팀 사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사이렌: 불의 섬’에서 활약한 소방팀 멤버들. (사진=김현아 소방장 제공)
◇ 척하면 척, 소방팀 팀워크의 비결

소방팀은 6개팀 사이에서도 남다른 팀워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리더 김현아의 리더십은 다른 많은 팀들도 인정한 바다. 많은 팀들이 김현아 소방장이 자리를 비우거나 할 때를 소방팀을 공략할 적기로 판단하고 작전을 전개했을 정도다.

김현아 소방장은 “내가 뭘 특별히 잘한 건 없다. 팀 동료들이 잘 따라와 준 덕분”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직급에 따른 서열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일을 하다 보니 가장 맏언니이고 직급도 높은 자신의 말을 동생들이 잘 따라와 줬다는 것이다.

“리더십이라고 해주시면 그건 너무 좋은 표현이고요, 솔직히 저는 장난으로 ‘독재’라고 했어요. ‘소방팀의 독재자 리더 김현아’라고요. 잘 따라와준 동생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사이렌: 불의 섬’ 스틸 속 정민선 대원. (사진=넷플릭스 제공)
소방팀에서 리더였던 김현아 소방장 못지않게 주목을 받았던 건 소방사 정민선 대원. 김현아 소방장에 따르면 자신의 ‘왼팔’ 같은 인물이었다. 두 사람은 첫 번째 기지전부터 함께 호흡을 맞추며 남다른 팀워크와 끈끈한 신뢰를 보여줬다. 김현아 소방장이 나무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을 때 아레나전에서 그의 몫까지 여러 사람의 역할을 해낸 게 바로 정민선 대원이다.

김현아, 정민선 페어가 처음으로 프로그램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건 첫 번째 기지전 때다. 경찰팀과 대치하던 김현아 소방장이 등에 지고 있던 목숨 깃발을 빼앗기면서 소방팀은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신장이 177cm에 달하는 김현아 소방장이었기에 등에 있는 깃발을 뺏는 미션에선 당연히 그에게 이점이 있었음에도 허무하게 탈락해 버린 상황. 홀로 남아 3대 1의 대치를 한 정민선 대원 역시 안타깝게 목숨 깃발을 빼앗겨버렸다.

김 소방장은 “그때 일로 욕을 엄청 많이 먹었다”고 웃으면서 “솔직히 말하면 게임에 적응이 안 돼서 그랬다. 깃발을 등에 지고 있다는 사실을 순간 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 장면에서 정민선 대원의 눈빛을 보면 원망스러운 마음이 느껴지는데, 그 장면을 나도 참 좋아한다. 얼마 전에 우리끼리 ‘사이렌: 불의 섬’을 다시 봤는데 우리끼리 신나게 웃었다”고 덧붙였다.

‘사이렌: 불의 섬’에서 활약한 김현아 소방장. (사진=본인 제공)
“저는 솔직히 탈락자 이름이 그렇게 쩌렁쩌렁 울리는 줄 몰랐어요. 아차했죠. 소방팀에서 두 명이 탈락했다고 방송이 됐으니 소방팀이 타깃이 될 거 아니에요. 아레나에서 민선이랑 같이 대기를 하는데 ‘군인팀이 기지를 점령했다’는 방송이 나왔어요. 어떤 기지를 점령했다고는 말을 안 해줘서 너무 불안했죠. ‘내 책임이 크다’고 사과헀는데, 민선이는 ‘괜찮다’는 대답을 안 해줬어요. 나중에 들어 보니 ‘원망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김 소방장은 그러면서 “솔직히 소방관은 나처럼 성격이 다혈질에 불 같으면 안 된다. 민선이처럼 침착해야 한다”면서 “소방관의 미덕은 순간적인 판단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있는데, 민선이는 침착하고 집중력이 좋은 친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이렌: 불의 섬’에서 활약한 소방팀 멤버들. (사진=김현아 소방장 제공)
◇ ‘여자 소방관’ 아닌 그냥 ‘소방관’

말하는 것은 겸손하지만 사실 김현아 소방장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대원이다. 지난 2018년엔 경기도 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남성 소방관들과 경합을 펼쳐 5단계 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최강소방관에 여성 대원이 도전한 건 김현아 소방장(당시 소방교)이 처음이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열렸던 ‘제13회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서는 여자 시니어 A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현아 소방장은 “소방관의 일은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는다. 나는 ‘여자 소방관’이 아니라 그냥 ‘소방관’”이라고 강조했다. “여자 소방관이 불을 끌 줄은 알아?”라는 혐오성 짙은 비난이 칼날처럼 다가오는 이유다. 김현아 소방장이 최강소방관 대회에 나가서 56명 가운데 54등을 했을 당시 한 뉴스 댓글에는 “우리 집에 불나면 넌 오지 말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충주세계소방관 경기대회 최강소방관 종목 여자 시니어A 부문에서 금메달을 받았던 김현아 소방장.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충주세계소방관 경기대회 최강소방관 종목 여자 시니어A 부문에서 금메달을 받았던 김현아 소방장.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여성 진압대원도 다 불 끄고 소방차 잘 올라타고 관창 잘 잡아요. 정말 똑같이 다 열심히 하거든요. 그런데 단순히 성별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공격을 받으면 자긍심에도 영향을 받게 되더라고요. ‘사이렌: 불의 섬’에 출전한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어요. 저희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사이렌: 불의 섬’ 방영 이후 김현아 소방장을 비롯한 출연진에겐 팬들이 생겼다. 김 소방장에 따르면 고등학생부터 20~30대까지 여성이 대부분이다. 남성 이미지로 대표되는 직군에 종사하며 존재하고 있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기회가 적었던 여성들이 ‘사이렌: 불의 섬’을 통해 크게 조명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으로 소방관, 경찰관, 경호원 등 관련 직종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여성 청소년들도 체감적으로 늘었다.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운을 뗀 김현아 소방장은 “우리 프로그램이 젠더 갈등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무차별적인 여성 혐오는 남성들에게도 좋을 게 없다. 김 소방장은 “여성이 약하고 쓸모없다고 욕하는 세상에서 남성은 늘 여성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그건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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