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62)이 '아동학대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스포츠 관련 시민단체들이 함께 성명을 내고 손 감독을 비판했다.
1일 문화연대 대안체육회와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은 공동 성명을 통해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아카데미 지도자들은 코치와 선수 간 선착순 달리기에 늦으면 한 대 맞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또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결코 없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동안 반복된 스포츠계 인권 침해 사건 가해자들의 변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성공한 선수가 되기 위해 묵묵히 훈련하는 아동들과 이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지도자의 지위는 절대 동등하지 않다"고 했다.
시민단체들은 "어찌 이들이 체벌을 두고 동등한 입장에서 내기나 합의가 가능하겠느냐"며 "많은 스포츠 폭력 사건에서 지도자들이 '사랑과 훈육'을 핑계로 폭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더욱 분노스럽다"고 부연했다.
이어 "다른 사설 축구 아카데미에서 비슷한 아동학대가 없으리란 법이 없다"며 "손흥민 신화에 가려진 채, 많은 아동과 학부모 등이 스포츠 폭력을 묵묵히 참고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SON축구아카데미에는 피해 아동을 위한 보호·지원 대책 마련을, 수사 당국에는 이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또 대한축구협회(KFA)와 스포츠윤리센터도 언급하며 "사설 축구 아카데미 내 스포츠 폭력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오는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엠에서 관련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유소년 선수 육성 시스템과 이번 사태를 둘러싼 문화·법률적 쟁점을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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