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강제추행 한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8) 씨에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 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22일 준강간과 준유사강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이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징역 4년∼징역 19년3개월)을 넘어선 형량이다.
재판부는 “종교적 약자로서 범행에 취약한 다수 신도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폭력 범행을 저질렀고, 피고인을 순종하던 여성 신도의 심신장애 상태를 계획적으로 이용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원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일으켰고, 다수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녹음파일이 있음에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겠다는 의지로 혐의를 부인하면서 피해자들을 인신공격하고 무고로 고소하기까지 했다”며 “기피 신청권을 남용해 재판을 지연시키고 재판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해쳤다”고 판시했다.
한편 중형이 선고되자 JMS 신도들은 울음을 터뜨리거나 강하게 항의하며 반발했다.
JMS 교인협의회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명석 목사는 증거에 의한 공정한 재판이 아닌 여론재판을 받았다”면서 “넷플릭스에 방영된 음성은 여성 신음을 짜깁기하고 허위로 자막을 내보낸 것으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씨의 범행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방영 이후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여론 재판에 떠밀렸다고 주장했다.
반JMS 단체 ‘엑소더스’의 김도형 교수는 “성범죄 피해자가 18명 더 있고, 이 가운데 3건이 송치돼 검찰이 조만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명석이 무병장수해서 모든 징역형을 채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법률대리인인 정민영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고소장을 제출한 지 거의 2년 만에 선고가 나왔다”면서 “JMS 측에서 주변 신도를 동원해 수사를 방해하고, 불필요한 증인을 신청하거나 기피 신청을 하며 시간을 끌어 피해자들이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가 엄중한 판단을 내려주신 것으로 본다”며 “여러 피해자를 만났고, 고소 못 한 분들도 많은데 오늘 선고를 보고 용기를 내실 분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정씨를 성폭행 또는 성추행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한 여성은 미성년자를 포함해 2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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